수요일, 1월 05, 2011

1주기... 2011. 1. 5

엄마,

엄마가 떠나신지도 벌써 일년이 되었네요. 지난 여름에 찾아가 뵈니 계시는 곳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날때마다 보려고 엄마 계시는 곳을 제 전화기로 사진도 찍어왔어요.

엄마 떠나시던 때처럼 프랑스도 이번 겨울에 눈이 굉장히 많이 왔어요. 한국 뉴스에도 나왔다고 하는데요, 눈 때문에 고속도로가 통제되서 저도 회사에다 차를 두고 네시간이나 걸려서 집에 간적도 있구요. 우리 집에서 고속도로로 나가는 고갯길이 통제되서 결국 출근을 못한적도 있었어요. 기온도 많이 낮아서 아침마다 성규 학교랑 유치원 보내려면 제가 10분정도 먼저나가서 차를 녹이고서야 성규엄마가 애들을 데리고 나와요.

성규는 이제 제법 불어를 잘해요. 엊그제도 제 친구 가족이 와서 함께 새해 맞이를 했는데, 친구 아이들이 한국애들인데도 불어를 더 잘해서 그 아이들하고는 불어로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데 저랑 성규 엄마랑 깜짝 놀랐어요. 어제는 성규가 숙제라면서 대본을 들고 왔어요. 조만간 학교에서 연극하는데 자기도 역할을 맡았다면서 그 대사를 외워야 한다고 그러더군요. 제가 상대역을 하면서 성규가 읽는데 발음이 너무 좋았어요. 대사가 열다섯줄 정도 되던데 잘 외울꺼에요. 또 성규는 일주일에 두번 태권도를 다녀요. 학교에서 수영도 배우구요. 차분하게 앉아서 공부나 그림그리기 만들기도 잘하는데 운동을 더 좋아해요. 요즘은 축구가 하고 싶다고 해요. 저보다 성규 엄마를 닮아서 다행이에요.

문정이는 아직도 통제하기 힘들어요. 얼토당토 않는 소리를 하는건 다반사구요, 조용히 있다 싶으면 사고를 치기 일수구요. 그래도 다행히 유치원은 재미있게 다녀요. 성규가 다닐때부터 쭉 따라 다녀서 그런지 성규 보다 훨씬더 잘 적응하고 당당해요. 친구들한테 당당하게 한국말로 이야기하고 그래요. 물론 불어는 거의 못해요. 친구가 자기보고 "친구"라고 부르니까, 그 말이 자기를 싫어하는 뜻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크리스마스 방학 동안에 작은 종이 상자들을 사주니까 친구들 선물이라고 색을 칠하기도 하구요. 요녀석 애교가 얼마나 늘었는지 몰라요.

성규 엄마는 연말에 많이 아팠어요. 독감이 심하게 와서 거의 2주동안 꼼짝도 못했어요. 덕분에 연말 휴가는 집에서만 보냈어요. 금년엔 등을 떠밀어서라도 헬스클럽이나 에어로빅이라도 시켜야 겠어요.

전 지난해 출장을 열번 갔었어요. 미국에 두번갔었구요, 엄마, 아버지도 가보신 샌프란시스코랑, LA 랑 다 다녀왔어요. 이젠 나름대로 이름도 알려졌구요, 오라는데도 몇군데 생겼어요. 금년까지는 파리에서 일을 할것 같아요. 그리고, 좋은 쪽으로 옮기려고 해요.

오늘은 천국에서 엄마 안 아프고 잘 지내시라고 몽마르뜨 성심성당에 가서 기도를 하려고 해요. 지난번에 엄마 아버지 파리에 오셨을때 "세느강이 내려다 보이는 몽마르뜨"에서 아버지 커피 드시고 성심성당 같이 갔었잖아요. 그때 예수님 승천일이어서 뜻하지 않게 감동적인 미사를 봤었던거 기억하시죠?

엄마,

우리 가족 봉준이네 가족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버지 건강하게 잘 지내라고 천국에서 응원해주세요.

2011.1.15
큰아들 용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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